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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살해하려 한다… 셰프 김태윤, 죽음을 막기 위한 식탁 위의 환경 운동

티스토리블로그1220 2025. 7. 1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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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탄생: 미식, 그리고 환경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인간이 불을 집어든 날, 첫 셰프가 탄생했습니다. 100만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은 음식에 문화를 담았습니다. 미식을 좇는 가장 오래된 예술가, 셰프들의 이야기입니다.

 

 

 

 

파괴되는 지구, 그리고 식탁

우린 매일 살인(殺人)을 준비하고 있다. 대상은 요람 속 아기다. 극악무도한 일이지만 놀랍게도 죄책감은 없다. 살인의 행위가 일상 속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환경파괴, 과잉생산·소비 등 개인의 편의와 이익을 지나치게 좇는 모든 일들이 살인을 위한 준비 작업이다. 살인도구는 환경파괴의 결과물인 기후위기다. 기후위기야 말로 그 어떤 흉기보다 무서운 살인도구다. 우린 아기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매일 더 무서운 기후위기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며 118년 관측 사상 최고(最高)를 기록했다. 재난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홍수와 가뭄, 극한의 폭염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런 재난은 매년 더 끔찍하게 찾아올 것이다. 올해가 대한민국의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는 말이 결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몇십년 후에는 여름철 외부 활동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어디까지 살아남을 때 일이겠지만. 일상 속 숨어있는 환경파괴 행위 중 하나가 ‘식생활’이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식생활을 하지만, 그 행위가 죽음으로 이어지는 아이러니가 일어나고 있다. 인간에 욕심에 의해 식품을 과하게 생산하는 과정에서 전지구적 환경파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음식,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노력

‘매일 마주하는 밥상이 지구를 구할 수 있다면’이 물음을 시작으로 지속가능 미식연구소 아워플래닛의 김태윤(45) 셰프는 식생활의 변화에 도전하고 있다그가 운영하는 아워플래닛은 레스토랑이 아니다. ‘소비자가 시장을 바꾼다’는 믿음을 아래서 소비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소다. 지속가능 식생활과 관련한 캠페인과 워크샵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한달에 한, 두 번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숨겨진 진실: 우리가 모르는 것들

그가 들려준 뒷단의 사실들은 충격적이었다. “과잉생산을 목적으로 창문도 없이 좁은 공간 속에서 길러지는 가축들의 현실을 보면 정말 깜짝 놀랄 것입니다.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것은 굉장히 미화된 환경입니다. 돼지를 예로 들면, 창문도 없는 50평 남짓 공간에 200마리가 엉켜 살아갑니다. 바닥에는 분뇨가 쌓이고 씻지도 못한채 죽을 때까지 살아가죠. 그 곳의 악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암모니아 냄새에 머리가 아파 쓰러질 정도입니다. 돼지는 굉장히 청결하고 호기심이 많은 동물입니다. 그 본성을 완전히 배제한 환경 속에서 지옥같은 생활을 하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죠. 자연에서는 2년 이상이 돼야 성체에 도달하지만, 축사에서는 곡물사료 등으로 살을찌워 6개월~1년 만에 도축합니다. 쉽게 말해 초고도비만 아기를 먹는 셈입니다. 다른 가축들도 상황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식탁에서 시작하는 환경 운동

김태윤 셰프는 진실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의식적으로 환경을 위한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가 만난 대부분이 진실을 알게 된 후 작은 부분부터 변화를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건강한 사육환경에서 천천히 길러진 축산물을 소비하고, 식품을 과잉소비하고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것, 미식의 형태를 미적으로 좋은 것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인정하는 것 등 우리가 식탁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이런 작은 변화가 모여 큰 결과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소비자의 행동이 바뀌면 시장이 바뀌고, 정책이 바뀌며 사회와 문화도 바뀌게 될 것입니다. 진실을 알게 된 소비자들 대다수가 작은 변화를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식탁에서 벌이는 환경운동’이라고 부릅니다.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식품을 먹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처음에는 탄소를 흡수하는 해조류를 많이 먹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양식이 아닌 해녀가 채취한 해조류를 찾는 것이죠. 다행이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축산물들이 생산하는 곳들이 남아있습니다. 자연방사 닭으로 유정란을 생산하거나, 지옥같은 축사를 벗어나 돼지는 키우는 곳 등이요. 규모가 작다보니 가격이 비싸 부담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 소비가 증가한다면 시장이 커지고 자연스럽게 가격도 낮아질 것입니다.”

 

 

 

 

미래의 식탁: 양극화와 파괴

김태윤 셰프는 만약 환경파괴를 막지 못하게 된다면, 앞으로 식생활의 양극화가 극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많은 동식물이 멸종을 하거나 개체수가 급감할 것이다. 이미 한반도 연해에서 흔했던 오징어는 10년새 어획량이 76% 감소했다. 대구의 경우에는 전세계적으로 같은 기간 30% 줄었다. 고등어, 멸치, 갈치 등 한국인이 먹는 많은 어종이 급감했다. “몇년 후에는 오징어가 돈 있는 자의 값비싼 향유물이 될지 모릅니다. 어릴적 흔했던 오징어 반찬은 역사서에서나 기록으로 남을 수도 있겠죠. 환경파괴는 식생활의 양극화와 미식의 파괴를 일으킬 것입니다. 돈이 있는 극소수가 미식을 즐기고 대다수의 우리는 한정된 식품을 두고 생존 경쟁을 할 것입니다. 재난 영화같은 이야기지만, 우리가 맞이해야 할 현실일지 모릅니다.”

 

 

 

 

작은 변화, 큰 희망

역사학도였던 김태윤 세프는 군 복무 중 진로를 고민하다 요리사의 길로 들어섰다. 가장 즐거운 순간이 언제인지 생각해보니 ‘어린시절 주방에서 놀 때’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일본의 핫토리 영양전문학교에 입학했다. 졸업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곳은 전세계 최고급 호텔인만큼 식재료를 사용할 때 아주 일부 좋은 부분만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폐기했다. 그 모습을 본 김태윤 셰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주방에서 일어나는 환경파괴는 김태윤 셰프가 지속가능을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다. 김태윤 셰프는 한번에 모든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그가 10명 중 1명만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 변화시킨 사람이 주변 사람을 변화시키는 긍정의 연쇄고리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 혼자 모든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10명 중 1명을 바꿀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고 또 다른 이를 변화시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작은 한 점에서 잉크가 퍼져나가듯이요. 가장 나쁜 건 포기하는 것이에요. ‘나 하나 바뀐다고 뭐가 되겠어’라는 생각이요. 우리는 아직 해보지 않았잖아요. 그 작은 변화가 어떤 결과를 이뤄낼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우리와 아이들의 생존을 위한 시도(試圖), 충분히 가치있지 않을까요”

 

 

 

 

핵심만 콕!

셰프 김태윤은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통해 환경 파괴를 막고, 미래 세대를 위한 건강한 식탁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작은 변화가 모여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그의 믿음처럼, 우리 모두 식탁에서의 작은 실천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의 Q&A

Q.지속 가능한 식생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A.건강한 사육 환경에서 자란 축산물을 선택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탄소를 흡수하는 해조류를 섭취하거나, 양식이 아닌 해녀가 채취한 해조류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환경을 위한 소비, 비용 부담이 걱정돼요.

A.처음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수요가 증가하면 시장이 커지고 가격도 안정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건강과 환경을 모두 지킬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Q.셰프 김태윤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김태윤 셰프는 긍정의 연쇄고리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식생활을 변화시키고, 지속 가능한 미식을 위한 연구를 지속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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