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기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인간은 끊임없이 죽음과 이별을 마주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에 고통받습니다. 이러한 상실감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그리프 테크'(Grief tech)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국 기술 전문 매체 테크라운드에 따르면, 그리프 테크 시장 가치는 지난해 기준 1000억 파운드(18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AI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먼저 떠나간 이들과의 재회를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발전은 윤리적인 문제와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AI로 구현된 '아바타', 재회의 시작인가,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인가?
중국에서 발생한 한 사례는 그리프 테크의 양면성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2022년, 영국에서 유학 중 뇌졸중으로 사망한 아들을 둔 우 씨 부부는 아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담은 기록을 바탕으로 AI 아바타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현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옹호론과 비판론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옹호론과 '아무도 잃지 않은 척하는 게 더 큰 고통 아니냐'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이는 AI 기술이 제공하는 위로가 때로는 역설적으로 또 다른 상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AI 힐링, 슬픔을 치유하는 새로운 방식
슈퍼 브레인(Super Brain)은 'AI 힐링'을 통해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달래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1990년생 장쩌웨이가 설립한 이 회사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고인의 인격을 구현하고, 유족들이 고인과 대화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장쩌웨이는 친구의 부탁으로 시작된 '선의의 거짓말'을 통해 AI 힐링의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조모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된 이 사업은, 고인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요청으로 이어졌습니다.
슈퍼 브레인의 3가지 서비스: AI 기술로 구현되는 기억
슈퍼 브레인은 고객의 요구에 맞춰 세 가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상담 서비스는 고객이 제공한 사진과 오디오를 기반으로 상담사가 고인의 모습을 한 아바타를 통해 유족과 대화하는 방식입니다. 가상 인격체 서비스는 고인의 대화 기록까지 합성하여 평면 모니터를 통해 고인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3차원 홀로그램 형태로 가상 인격을 구현하는 서비스는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며, 제작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슈퍼 브레인은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상실의 고통 속에서 위안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히어애프터AI, AI 인격 구현의 또 다른 시도
언론인 출신 제임스 블라호스가 창업한 히어애프터AI(HereAfter AI)는 또 다른 방식으로 AI 인격 구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블라호스는 부친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AI 챗봇 '대드봇'(Dadbot)을 개발했습니다. '대드봇'은 부친의 얼굴, 목소리, 말투를 모방하여,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대화 상대로서 역할을 수행합니다. 히어애프터AI는 AI 인격에 주입되는 데이터의 양에 따라 요금을 차등 적용하며, 월 3.99~7.99달러(5500원~1만1000원)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는 AI 기술이 개인의 기억을 보존하고, 가족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윤리적 딜레마와 기술 발전의 공존
그리프 테크는 죽음과 이별이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답을 제시하지만, 동시에 윤리적인 문제와 사회적 논쟁을 야기합니다. 슈퍼 브레인은 윤리 문제에 대한 우려로 대형 플랫폼 확장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상실의 슬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제공할 수 있지만, 때로는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잊혀질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이러한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AI 기술, 상실의 시대를 위로하다
AI 기술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위로하고, 잊혀가는 기억을 되살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그리프 테크'는 이러한 기술을 통해 상실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논쟁을 끊임없이 제기합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우리는 인간적인 가치를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그리프 테크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A.그리프 테크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AI,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고인과의 재회를 돕거나, 슬픔을 치유하는 데 기여합니다.
Q.AI 아바타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A.AI 아바타는 고인의 사진, 음성, 대화 기록 등을 바탕으로 제작됩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AI 모델에 학습시켜 고인의 모습, 목소리, 말투 등을 재현합니다.
Q.그리프 테크의 윤리적 문제는 무엇인가요?
A.그리프 테크는 잊혀질 권리 침해, 현실과 가상 세계의 혼동, 상실의 극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습니다. 또한, 기술 오용으로 인한 심리적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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